디포지션 증언할 때 주의할 점, LA 한인이 꼭 알아야 할 육하원칙
핵심 요약: 디포지션(Deposition)이나 재판에서 증언할 때는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왜, 어떻게"를 빠짐없이 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국어는 주어를 자주 생략하지만, 통역사는 들은 말을 그대로 옮겨야 하므로 주어가 빠지면 "기억이 불확실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평소에 육하원칙으로 말하고 기록하는 습관이 신빙성을 지켜 줍니다.
교통사고나 민사 소송을 진행하다 보면 상대방 변호사가 선서한 상태로 질문하는 디포지션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처음 겪는 한인분들은 통역사를 사이에 두고 긴장한 채 답하다가 "왜 자꾸 꼬치꼬치 묻느냐"며 당황하시곤 합니다. 하워드 김(Howard B. Kim) 변호사가 라디오서울 AM1650 '법률아 놀자'에서 증언할 때 꼭 지켜야 할 습관을 설명했습니다.
디포지션에서 주어를 빼면 왜 문제가 되나요?
한국어로는 "병원에 갔더니 이렇게 얘기했다"고 자연스럽게 말합니다. 하지만 영어로 옮기려면 누가 말했는지가 있어야 합니다. 의사였는지, 간호사였는지, 옆에서 돕는 직원이었는지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한국말은 '이렇게 했다' 해 버리잖아요. 그러면 주어가 없어져서 누가 말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디포지션이나 재판에서는 주어 없이 말하면 '누가 그렇게 말했냐, 어디서 들었냐' 다시 물어볼 수밖에 없습니다." — 하워드 김 변호사 (라디오서울 AM1650, 2026.01.27 방송)
통역사는 증인이 한 말을 그대로 옮기는 것이 의무라서, 증인에게 다시 설명해 달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주어 없이 번역된 답변이 이어지면 배심원은 "뭔가 숨기는 것 아닌가", "확실히 기억하지 못하나" 하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통역이 잘못되면 어떻게 하나요?
하워드 김 변호사는 디포지션에서 통역이 잘못되면 그 자리에서 바로잡는다고 합니다. 한 번은 의뢰인이 "허리가 아프다"고 했는데 통역사가 계속 "back(등)"이라고 옮겨 즉시 지적했고, 그 뒤로는 "lower back(허리)"으로 번역되었다는 경험을 전했습니다. 등과 허리는 전혀 다른 부위라서, 그대로 두면 나중에 재판에서 진술이 달라진 것처럼 보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몸의 부위나 기본적인 법률·의학 용어를 미리 익혀 두시면 큰 도움이 됩니다.
육하원칙(5W1H)은 어떻게 활용하나요?
하워드 김 변호사는 변호사뿐 아니라 어느 분야에서 일하든 육하원칙을 습관으로 삼으라고 권했습니다.
- 누가(Who): 가장 먼저, 가장 중요하게 기억할 것
- 무엇을(What): 정확히 어떤 일이 있었는지
- 언제(When): 날짜와 함께 얼마 동안 이어졌는지
- 어디서(Where): 장소와 위치
- 왜(Why): 원인과 동기
- 어떻게(How): 어떻게 일어났는지, 그리고 어떻게 해결할지
사고가 났다면 그날 바로 육하원칙에 따라 메모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일상에서도 불만을 제기할 때 "저기 있는 직원이 이렇게 말했다"처럼 누가 했는지, 가능하면 이름까지 알아 두는 습관이 도움이 됩니다.
배심원 재판에서 실수를 하면 바로잡을 수 있나요?
사람이 하는 일이라 변호사도, 판사도, 배심원도 실수할 수 있고 미국 법에도 이를 바로잡는 절차가 있습니다. 다만 배심원 재판에서는 채택되지 않은 증거를 말해 버리면 "한 번 울린 종은 되돌릴 수 없다(It's impossible to unring the bell)"는 말처럼 되돌리기 어렵고, 정도가 심하면 재판 자체가 무효가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래서 배심원 재판은 처음부터 철저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그는 "Fool me once, shame on you. Fool me twice, shame on me"라는 말을 인용하며,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디포지션(Deposition)이 무엇인가요?
재판 전에 선서한 상태에서 상대방 변호사의 질문에 답하는 절차로, 답변은 기록되어 이후 재판에서 사용될 수 있습니다.
영어를 잘 못하는데 디포지션을 할 수 있나요?
통역사를 통해 한국어로 답변할 수 있습니다. 다만 통역은 말한 그대로 옮기므로 주어와 시간, 장소를 분명히 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변호사가 "짧게 대답하라"고 했는데 주어도 빼야 하나요?
짧게 답하라는 것은 질문 범위를 넘어서지 말라는 뜻이지, 누가 무엇을 했는지 생략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짧더라도 주어는 분명히 말씀하세요.
통역이 잘못된 것 같으면 어떻게 하나요?
그 자리에서 변호사에게 알리는 것이 좋습니다. 기록이 남은 뒤에는 바로잡기가 더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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